여름엔 삼계탕, 겨울엔 냉면을 - 생활속한방

-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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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에 뜨거운 삼계탕과 보신탕을 즐기고 추운 한겨울에 얼음이 둥둥 떠 있는 동치미 국물을 마시는 우리네 음식문화에는 선조의 지혜가 간직되어 있다. 이는 우리 조상들이 음식도 자연의 이치를 바탕으로 드셨던 것을 말하며 "생활속의 한의학"을 증명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여름,날씨가 더워지고 기운이 밖으로 치닫는 때의 인체는 이에 상응하여 기운이 몸의 외부로 나와 피부 표면은 따뜻해지고 신체 속의 장부는 상대적으로 차가워지는 것이다.
겨울에는 날씨가 차가워져서 기운이 가라앉는 시기이므로 인체의 기운이 속으로 들어가 피부 표면은 차가워지고 신체 속의 장부는 상대적으로 따뜻해지는 것이 일반적인 이치이다.
따라서 한여름에 날씨가 더워지면 팥빙수나 찬 과일 등의 차가운 음식을 과용하여 배탈이 쉽게 일어난다.그러므로 성질이 뜨거운 음식을 먹어 보신하는 양생법이 생긴 것이다.
닭고기와 인삼,대추 등을 함께 넣어 달여서 만든 것이 바로 삼계탕으로 차가워진 속을 데우는 작용을 하며,여름이 제철이다.
닭이 하루의 시작인 새벽 해뜰 무렵에 자연속의 양기)의 태동에 감응하여 울어대는 것에서도 양의 기운이 강하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인삼은 양기를 보하는 대표적인 한약이며 대추는 온기를 간직한 한약으로 비위를 보강하는 작용을 한다. 이로 보아 삼계탕은 차가워진 소화기 계통을 데우고 이를 바탕으로 신체의 양기를 보강하는 음식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우리네 조상들이 한겨울에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냉면이나 메밀국수과 함께 먹은 것은 겨울에 뜨거워진 속을 식히려고 했던 것이다.
동치미 국물의 재료인 무는 정체되어 탁해진 속의 기운을 내려주는 음식으로 겨울철 적체된 속의 양기를 풀어주는 것으로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음식이다.
현대적으로 응용해보면,겨울철 뜨뜻한 온돌 방에서 식후에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가족들끼리 모여 앉아 먹는 것은 바로 자연의 기운의 순환에 적응하는 지혜인 것이며,아울러 더운 여름철에 아이스크림 등의 냉음료만 찾지말고 신체 표면의 더움을 제거하고 차가워진 속을 데우기 위해 시원한 물로 냉수욕을 한 다음에 에어컨,선풍기 바람 아래서 뜨거운 보양 식품을 먹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 부산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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