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인체를 어떻게 보나(1) - 생활속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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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선조들은 어떤 원리와 방법으로 한약을 연구하고 개발했을까. 동양의 학문은 형 중심인 서양의 접근방식이 아니라 직관을 통하여 사물이나 현상의 상을 파악함으로써 유기체를 전체적인 관련성 속에서 살아있는 그 자체로 인식하고자 한다.이처럼 동양의 학문체계는 상의 파악이 관찰대상의 인식에 있어 핵심을 이룬다.
이것은 의학에서도 그대로 적용돼 한의학의 전통적인 한약 연구 방법론은 바로 사물의 가장 특징적인 것을 파악하고,이를 통해 그 사물 내부의 성질을 추론.분류하여 시스템화하는 "취상법"으로 볼 수 있다.한방 약물학인 본초학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취상법의 원리는 생명체를 포함한 모든 자연의 사물은 음양오행의 기운을 편벽되게 타고나기 때문에 약물도 그 타고난 성질이 한쪽으로 편벽된 것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병이 난 것은 기운이 한쪽으로 지나치게 쏠린 경우이므로 이의 치료 또한 편벽된 정도가 강하게 치우친 약물을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취상법을 통한 한약연구의 사례
수박과 참외의 가장 특징적인 성질은 더운 여름철에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찬 성질과 수분의 함량이다.따라서 수박과 참외는 내열이 많아 갈증을 잘 느끼고 소변이 황적한 열증 질환과 체질,간열증에 적합한 경우이다.
자라나 거북의 형상적인 포인트는 등과 배가 단단하고 그 속의 몸통은 부드럽다는 것과 행동이 느리다는 것이다.이들은 공격적인 것보다는 보호적이고 행위가 느리므로 음이 주가 되며,음이 많이 있는 껍데기가 생태적인 특성이 되어 약으로의 가치가 있다.따라서 밖으로 기가 발산하기 쉬운 양인체질에 약으로 응용된다.사막이 원산지인 선인장은 표면이 건조하고 잎조차도 가시로 변하여 거의 물기가 없다.그러나 그 속에는 물기가 몹시 많다.알로에 역시 마찬가지.따라서 이들은 속열이 많고 건조한 체질이나 병증에 약물로 사용돼 염증성 질환이나 화병,열성 변비와 피부 질환 등에 효과가 높다.반면 몸이 비대하고 습한 사람,더구나 속이 냉한 사람에게는 맞지 않아 이런 사람이 변비라 하여 알로에를 장기간 복용한다면 몸이 냉해지는 한증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버섯은 몹시 축축한 음지에서 성장해 겉은 축축하지만 속에는 건조하고 냉한 기운이 있다.이는 음지에서 성장한 상응적인 적응의 결과일 것이다.따라서 버섯은 습열이 상충하는 체질이나 병증에 응용이 된다.
인삼을 재배하는 밭에 햇빛.바람가리개를 하는 것은 인삼(산삼)이 햇빛에 드러나면 몇시간이 지나지 않아 시들어 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햇빛에 노출되면 깊숙히 간직했던 양기를 모두 분출하므로 시들어버리는 것이다.햇빛을 싫어할 정도로 급하고도 강력한 양기가 인삼의 생태적인 특징이므로 인삼은 생명력인 양기를 많이 간직한 영약이 된다.사슴의 녹용에는 피가 흐르고 있다.뿔이 늙어서 피가 빠지고 나면 뼈만의 녹각이 된다.뼈와 피를 음양적으로 보면 뼈는 딱딱하고 굳어 응집하는 음이며,피는 부드럽고 움직이는 양이다.
녹용은 속의 양(피)의 힘이 강력하여 머리를 뚫고 외부로 돌출한 것이므로 기운이 상승한 것이다. 따라서 녹용은 바로 양기를 도우는 대표적인 약이 되며,사상 체질론상으로는 태음인의 약물이 되는 것이다.
- 부산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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