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수혈하면 젊어진다? - 질환과정보

-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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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나라의 시황제는 '불로장생'을 꿈꿨다. 갖가지 방법으로 영원불멸을 추구했지만 허사였다. 그 중 하나의 방법으로 어린 처녀와 잠자리를 함께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 이야기가 확대재생산돼 '젊은 피를 수혈하면 젊어진다'는 속설이 나돌고 있다. 몇년전 한 일간지에 고령의 북한 고위인사가 자신의 젊음을 위해 젊은 처녀들의 피를 수혈받고 있다는 기사가 실린 적이 있었다. 이 속설을 믿었기 때문 아닐까?
결과부터 말하면 이 속설은 의학적으로나,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허무맹랑한 얘기다. 수혈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실시해야 한다. 혈액의 산소운반, 지혈, 그리고 백혈구 기능이 낮아지거나 혈액량이 줄었을 때, 이를 회복하고 유지하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다.
또한 수혈의 효과는 치료를 위한 약물처치와는 다르다. 수혈된 혈액은 자체의 수명이 다하면 기능도 다하게 되므로, 일시적이며 보존적인 치료의 한 방법일 뿐이다.
혈구성분 중 수명이 가장 길다는 적혈구의 수명이 120일이므로 수혈된 적혈구 중에는 이미 수명이 거의 다 된 적혈구도 적지 않을 것이다. 현재까지 수백년 동안 혈액이 연구되어 왔으나 젊은 사람의 혈액이 젊음을 준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과거에는 전혈을 수혈함으로써 필요없는 혈액성분이 수혈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필요한 성분만을 수혈하는 것이 원칙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혈액의 산소운반 기능이 저하되었을 때는 적혈구 성분제제를, 혈소판 저하에 따른 출혈경향이 문제될 때에는 혈소판성분제제를, 혈장내 응고인자가 부족할 때는 바로 그 응고인자제제를 수혈하는 식으로 필요한 성분만을 수혈하는 것이다.
또한 수혈에 따르는 부작용도 적지 않아 수혈의 적응증을 더욱 엄격하게 하고 있다. 비록 안전한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철저하게 검사하고 있으나 여전히 수혈에 의한 간염,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의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혈액은 혈액이 부족한 상태만을 대치할 수 있을 뿐이므로 수혈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실시해야 할 것이다.
- 경인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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