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습진은 주부만 걸린다? - 질환과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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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끝이나 손바닥이 벗겨지고 갈라지면 사람들은 흔히 '주부습진'을 떠올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알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인 주부습진은 물 일을 많이 하는 주부들에게 잘 생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렇다고 주부습진이 주부들한테만 생기는 병은 물론 아니다. 남녀를 막론하고 물이나 세제 등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는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일종의 직업병이다. 모든 사람에게 다 생기는 것은 아니고 개인적인 소인이 중요해서 특히 아토피 병력이 있는 사람에서 흔히 발생한다.
피부의 제일 바깥층은 각종 지질과 각질층이 혼합되어 방어막(피부장벽)을 만드는데 손은 지질(lipid)의 양이 적어 다른 신체부위에 비해 장벽(barrier)기능이 약한 부위다.
더욱이 손은 비누나 세제 등과 접촉할 기회가 많은데 이로 인해 지질이 쉽게 제거되어 피부장벽이 손상된다. 피부장벽이 손상되면 피부로부터 수분 소실을 초래해서 피부가 건조해지고 외부로부터의 화학물질이나 세균 등 각종 자극에 쉽게 노출되어 자극을 받게 된다.
흔히 피부가 물에 젖어 있으면 촉촉해질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일시적인 상태일 뿐 피부 각질에 있는 자연 보습인자가 물에 녹아 빠져 나가기 때문에 수분이 마르면서 오히려 더 건조해진다. 따라서 물과 세제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손은 계속 건조해지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게 된다.
예방과 치료의 목표는 손상된 장벽의 복구와 수분공급이다. 물과 세제에 대한 노출을 가능한 한 피해야 된다. 면장갑을 안에 넣은 고무장갑 사용하기, 물일 후 곧 보습제 바르기, 고춧가루 같은 자극성 있는 물질을 다룰 때는 맨손으로 만지지 말기 등의 주의사항은 이제 웬만한 사람이면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주부습진은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서 효과적으로 호전된다. 주의할 것은 주부습진은 계속 재발하는 병이므로 무조건 효과가 좋은 연고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약제를 골라서 발라야 한다는 것이다. 강도가 높은 스테로이드 연고의 반복적 사용은 가뜩이나 얇아진 피부를 더욱 얇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병의 경중에 따른 스테로이드 연고의 적절한 선택이 필요하다.
주부습진은 흔하고 만성적인 병이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음으로써 병의 증세를 완화시키고 재발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므로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것을 권유한다.
또한 고무장갑이나 화장품 등에 의해 발생한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 한포진 등 손에 발생하는 다른 습진질환 및 곰팡이 균에 의한 손 무좀, 농포성 건선 등의 질환이 주부습진으로 오인될 수 있으므로 감별이 필요하다. 그리고 종종 병이 다른 사람에게 옮겨질까봐 걱정하는 환자가 있는데 주부습진은 전염되는 질환이 아니므로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 경인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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