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붓고 피나고… 치아 흔들리고… - 질환과정보

-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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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풍치'라고 말하는 치주질환은 누구나 생길 수 있는 질환이다. 사실 정상적이고 건강한 잇몸을 가진 성인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실제로 65세 이하 한국 성인의 35%가 심한 치주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한 '1999년 건강진단 분석결과'에서는 구강검사를 받은 성인 210만명중 치주질환을 가진 사람이 성인 10명 중 6명(58.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치주질환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는지를 드러냈다.
이런 이유로 나이가 어릴 때에는 주로 외상이나 충치(치아우식증)에 의해 치아를 잃게 되는데 반해, 나이가 많아질수록 치주질환(풍치) 때문에 치아를 잃는 경우가 빈번해진다. 충치의 경우 몇몇 치아에 국한되고 치아를 지지하고 있는 기초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치아를 보존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치주질환의 경우는 거의 모든 치아에 광범위하게 치아를 지지하는 기초가 약화되어 발생하는 데다가, 초기에는 물론이고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에도 통증이 심한 경우가 많지 않아서 잇몸이 붓거나 아파서 혹은 치아가 흔들려서 치과에 왔을때는 이미 치아를 빼야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경우가 많다. 이렇게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기 쉬워 상대적으로 많은 치아를 동시에 상실할 수 있기 때문에 치주질환은 더욱 심각한 것이다. 아무리 근사한 집을 지었다하더라도 기초공사가 안되어 땅이 흔들리고 꺼진다면 아무 소용없는 것처럼 치아를 지지하는 기초, 즉 치아 주위조직의 건강이 치아 자체의 건강보다 훨씬 더 중요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치주질환의 원인
우리 입안에는 수백·수천종의 세균들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세균들과 여러 음식물 찌꺼기들이 뭉쳐서 치아면에 치태(프라그)라는 막을 형성하게 된다. 칫솔질을 소홀히 하여 제대로 제거되지 못한 치태는 며칠 내에 돌처럼 딱딱해져서 칫솔질로는 제거할 수 없는 치석으로 자리를 잡아 치태가 침착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이러한 치태나 치석이 쌓인 채로 방치하게 되면 초기에는 치아와 치아주위조직(치조골, 백악질, 치주인대)을 둘러싸고 있는 껍질에 해당하는 치은(잇몸)에만 국한된 염증인 '치은염'을 유발하게 된다. 하지만 치석이 점점 더 이뿌리 쪽으로 파고들게 되면 치조골과 치주인대에까지 파괴가 일어나 보다 심각한 '치주염'이 발생하게 된다.
#치주질환의 치료
피가 나거나 붓는 증상을 간간이 보이는 초기단계의 치주질환은 '스케일링(scaling)'이라는 치석제거술로 대부분 치료된다. 하지만 이보다 좀더 심해지면 마취를 하고 이뿌리까지 파고든 치석을 제거하고 치석이 떨어진 치아면을 매끈하게 하는 '치근활택술'과 염증조직을 제거하는 '치은소파술'을 시행해야 한다. 스케일링이나 치근활택술만으로도 깨끗해져서 잇몸의 염증이 사라지고 치아 표면에 건강한 잇몸 조직이 살아나고 약간 흔들리던 치아도 단단하게 고정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요즘 선전에 많이 나오는 잇몸병에 좋다는 여러 약들은 치과치료를 받으면서 같이 복용하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그 약 자체만으로 치료를 하는 치료약은 절대 아니다. 치주질환이 진행되면 잇몸이 붓게 되어 원래의 위치보다 높게 위치하게 되고, 또한 치아를 둘러싸는 뼈(치조골)가 녹아 치아의 잇몸 사이에 깊은 공간이 마치 주머니와 같은 모양으로 형성된다. 그로 인해 치료가 더 복잡해지고, 치료하지 않을 경우 질환의 진행은 더 쉽고 빠르게 일어난다. 잇몸과 치아 사이에 형성된 공간(치주낭)이 있으면 그 속에 세균과 치태, 치석의 침착이 용이해지고 제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행된 치주질환의 치료는 원인 인자의 제거뿐 아니라 치주낭의 제거가 포함되어져야 한다. 치주질환이 아주 심하면 잇몸을 절개하여 안을 들여다보고 치석과 치주낭을 제거하는 '치은박리소파술'을 쓰기도 한다. 치주질환이나 잘못된 칫솔질로 잇몸이 물러나 치아가 시리거나 흔들릴 경우에는 입 천장 등의 살을 떼어 이식하는 '치은이식술'을 시행한다. 치은이식술을 하면 겉보기에는 잇몸처럼 보이지만 치아지탱 등의 기능은 원래 잇몸의 70% 정도에 그친다. 염증이 심해 이뿌리나 치조골이 파괴된 경우에는 손상 부위에 인공뼈나 자신의 뼈를 심어 뼈를 재생하는 '치조골재생술'도 사용된다.
#예방과 조기발견
이처럼 치주질환이 더 많이 진행될수록 치료에 드는 시간과 노력, 비용이 증가하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치주질환은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이를 뽑아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으므로 치아를 상실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구강위생관리와 함께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치주질환의 치료는 완치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없다. 진행된 치주질환을 치료한다고 하더라도 치아주위의 뼈는 한번 녹으면 다시 재생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원래의 건강한 잇몸을 회복할 수 없고, 관리가 소홀해지면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질병이든 예방만이 최선의 치료라는 것은 어느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치주질환의 예방에 비법은 없다. 구강내에서는 언제나 세균이 상주하기 때문에 식사후나 취침전 이를 닦지 않으면 수분내에 치태의 형태로 치아나 잇몸, 혀 등에 달라붙게 되고 이것에 의해 잇몸에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므로 올바른 시기에 올바른 방법으로 칫솔질을 시행하는 것이 치주질환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이를 닦아도 치태가 남아있는 부분이 있고, 이는 타액(침) 등의 작용에 의해 석회화 되어 칫솔질로도 제거되지 않는 치석으로 변한다. 이러한 치석은 전문가에 의해 제거되어져야 하고, 치주질환을 조기에 발견, 치료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치과에 내원하여 구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치주질환은 통증이 심하지 않고 참을 수 있을 정도의 불편감만 있는 경우가 많아 간과하기 쉽지만 치아 상실을 유발하는 주된 질환이기 때문에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적절한 예방·치료가 중요하다. 평소 올바른 치아관리로 치주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칫솔질시 피가 나는 등 사소한 증상이 있더라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경인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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