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 인체의 주춧돌, 평생 푸대접 … - 인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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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巧言令色 足恭"의 발음은 "교언영색 족공" ?. 아니다 이때 "足" 은 "지나칠 주". 글귀의 뜻은 "번지르한 말과 뻔질한 얼굴 등 지나친 아부" 이며 공자는 논어에서 요런 짓이 참 부끄럽다고 했다. "足"은 안분지족(安分知足)에서 쓰이는 것처럼 "만족하다", "충분하다" 는 뜻도 갖고 있다. "지나치다" 와 "충분하다" 의 모순되는 두 뜻을 함께 갖고 있는 보기드문 한자이다. 발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공학의 길잡이요, 예술작품" 으로 격찬한 것처럼 "충분히" 대접받아야 함에도 보통 사람에겐 신발과 양말속에서 "지나치게" 푸대접받는 기관이기도 하다.
한자 "足" 은 어원상 무릎을 본뜬 "口(구)" 와 정강이부터 발목까지를 본뜬 "止(지)" 를 합친 부위를 가리키지만 의학적으로는 발목 아래 부위만 해당된다. 발은 뼈 26개, 관절 33개, 근육 20개와 인대 100여개로 이뤄져 있으며 평생 1000만번 이상 땅과 부딪친다. 발은 60세까지 지구 세바퀴 반 거리인 16만㎞를 여행하며 1㎞ 걸을 때마다 16t의 무게가 실린다. 한방에선 우리 몸에서 기(氣)가 흐르는 길인 "경락 12개 중 간장, 비장, 쓸개, 위장, 방광, 콩팥을 관장하는 6개가 발에 흐르며 발의 경혈(經穴)을 눌러주면 특정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발바닥엔 인체에서 손바닥 다음으로 땀샘이 많아 양말의 화학성분과 합해져 독특한 냄새를 풍긴다. 최근 통증클리닉에선 자율신경계의 고장으로 땀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생기는 것이 발냄새의 원인임에 착안하여 약물로 신경마디를 죽여 땀을 없애는 방법을 쓰고 있다. 손금과 마찬가지로 발금도 있다. 개인마다 달라 손의 지문이나 손바닥의 손금처럼 쓸 수 있으며 역술인들은 "수상<족상<관상<심상" 이라며 발금을 손금보다 높이 친다. 생물학적으로는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 생긴 것이다.
발톱은 손톱과 함께 태내에서 8주 내지 12주쯤 생겨 하루 평균 0.25㎜ 정도 자란다. 손톱 성장속도의 4분의 1이다. 발톱으로도 건강의 이상을 알 수 있다. ▽스푼처럼 패이면 철분결핍성 빈혈이나 피부질환 ▽벗겨지면 폐질환, 매독 ▽끝부분이 곤봉처럼 변하면 호홉기질환 ▽가로로 갈라지거나 부서지면 혈액순환장애 ▽세로로 갈라지면 천식, 원형탈모증 ▽사각형이면 갑상선기능 이상 ▽검은 때가 끼면 신장기능 저하 ▽두께가 두꺼워지면 당뇨병, 뇌졸증 ▽검은 반점이 나타나면 흑색종이나 피부암의 가능성이 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짓궂은 친구들이 신랑의 발바닥을 때리는 "의식" 을 벌인다. 발바닥 중심부 깊은 곳인 "장심" 에는 위, 심장, 간장, 신장 등의 반사구가 모여 있으며 발꿈치에는 생식선의 반사구가 모여 있다. 신랑의 발바닥을 두들기는 이같은 전통은 "이제 어른이 되니까 가족을 부양하고 살려면 건강해야 된다" 는 깊은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남성의 발은 무술스타 이소룡, 이연걸 등 "고수"들이 보여주듯 무예의 무기로 발달해 왔으나 여성의 발은 수백년 동안 "미" 의 명목 아래 비정상적으로 좁고 짧게 조여져야 했다. 중국 여인들은 6세부터 발을 묶는 전족의 시련에 들어갔는데 비정상적으로 발이 적어지면 상대적으로 괄약근이 발달해 남성의 성적 만족을 증가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발키스는 극단적인 겸손이나 굴복의 표현이다. 로마의 황제였던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알현하려 오는 인사들에게 "굴복"을 요구했다. 교황이 신도들의 발을 씻기고 키스를 하는 것은 겸손의 상징이다. 기독교에서는 오른발은 선, 왼발은 악을 뜻한다고 믿는다. 신이 오른발을 통해 역사하고 악마는 왼발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 군대행진에서 왼발을 먼저 내미는 것도 병사들에게 적의를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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