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귀찜 - 음식이야기

- 홈지기 (114.♡.11.73)
-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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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는 체구에 비해 입이 매우 큰 어종으로서 우리나라 연안지역에서 잡히는 못생긴 생선 중의 하나.이놈은 새우나 낙지 등 자기와 크기가 비슷한 물고기도 통째로 삼켜버릴 정도로 식성과 소화력이 좋다.
아귀를 즐겨 먹으면 소화기능을 높일 수 있고 당뇨병이나 동맥경화를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칼슘과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고 해독기능이 탁월해서 과음한 다음날 속풀이에 그만이다.
그리고 여러 생선 중에서도 비린내가 많이 나지 않고 그 고기맛이 칼칼한 것이 특징이다.
아귀는 부위별로 맛이 상당히 다른데 꼬리 부위는 매우 쫄깃하고 담백하여 최고로 여기는 곳이며,등지느러미 쪽은 쫀득쫀득한 맛이 난다.억센 뼈들 사이에 있는 살은 약간 질기기는 하지만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마산 아귀찜의 맛은 말린 아귀살 속에 밴,얼큰하다 못해 시원해지기까지 하는 매운 양념의 감칠맛에 있다.
그 양념은 매운 고춧가루와 된장,마늘,생강,찹쌀가루 등을 적당히 섞어 만들어내는 것이다.
아귀찜에는 또 머리를 떼낸 콩나물,미나리,대파 등의 채소와 말린 아귀가 부위별로 들어가는데, 고기와 채소를 양념에 버무려서 불에 쪄내는 것이다.찌는 기술에 따라서도 그 맛이 크게 달라지는데 온도와 시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생선 살이 흐트러지거나 쫀득거리는 감이 없어지고 채소의 신선한 맛도 떨어진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마산 아귀찜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이는 매운 양념이 쫀득거리는 고기와 콩나물과 어우러져 이열치열의 효과는 물론 여름철 스태미나 식품으로서의 기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마산 아귀찜의 매운맛은 먹을 때 온몸에 땀이 비오듯 하게 하고 머리에서까지 땀이 나 얼굴로 흘러내리면서도 머릿속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끼게 할 지경이다.
아마도 화끈하고 정열적인 마산 사람들의 기질이 이처럼 멋진 음식을 만들어냈고,그 기질이 4.19의 기폭제가 된 3.15의거와 부마항쟁을 태동시킨 것은 아닐까? 이번 주말엔 숨겨둔 단골집에서 마산 아귀찜을 만나야겠다.
- 부산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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