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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아취(人棄我取) - 고전속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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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버리면 나는 취한다.

자본주의(資本主義) 경제체제는 직접적이던 간접적이던 경쟁(競爭)을 피할 수가 없다. 수요(需要)는 정해져 있는데,생산자와 판매자가 증가하면 다른 사람과 경쟁하여 성공(成功)하기는 당연히 힘들게 마련이다.

이웃 사람이 곰탕 집을 해서 돈을 벌었다고 해서 덩달아 곰탕 집을 열고,이웃 사람이 옷가게를 연다고 따라 열면 십중팔구 망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인구가 그리 많지 않은 나라에서는,남이 버리고 안 하는 새로운 것을 찾아서 개발해서 경영해야 성공할 수 있지,남이 하는 것을 따라해서는 자기도 망하고 이미 잘 하고 있는 다른 사람까지도 망칠 수 있다.

몇 년 전 도서대여점이 잘 되자 골목골목마다 도서대여점이 들어섰다가,지금은 대부분 다 망하고 남은 것이 몇 군데 되지 않는다. 그러나 끝까지 버틴 대여점은 다시 잘 되고 있다. 학생들의 전공(專攻) 선택도 마찬 가지다. 남이 의과대학(醫科大學)이나 법과대학 간다고 자기 적성(適性)에 맞지 않으면서 덩달아 따라 간다면,적성에 맞지 않아 한 평생이 괴로울 수 있다.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의과대학을 졸업하여 의사가 될 것이니,병원이 포화(飽和) 상태가 되어,돈도 벌지 못할 수도 있다. 지금만 해도 사법고시(司法考試) 합격자가 많아 사법고시에 합격해도 법관이나 검사로 임용 받기가 쉽지 않다. 변호사(辯護士)로 개업하지만 앞으로는 변호사도 곧 포화상태가 되어 능력이 출중(出衆)한 변호사 아니면 생존하기 어려운 날이 곳 올 것이다. 그래서 전공을 선택할 때도 남이 별로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전공을 지망하면,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전공보다 장래 더 나을 수가 있을 것이다.

문학이나 역사 철학 등을 공부하거나,순수과학인 화학(化學)이나 물리학(物理學),생물학(生物學) 등을 꾸준히 연구하다 보면 세계적인 대가도 될 수가 있고,더 나아가 노벨상을 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필자가 아는 어떤 중국문학계(中國文學界)의 대가 한 분은 본래 일류 대학 영문과(英文科)에 응시했다가 낙방을 하고,외국어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대학의 중국어과에 입학하였다. 이 분이 중문과에 들어가 공부를 해 보니 재미도 있고 아주 자기 적성에 맞았다.

그래서 즐겁게 열심히 공부하였고 졸업 후 대만(臺灣)에 유학하여 문학박사 학위를 얻고 돌아와 자기 모교의 교수가 되었다. 중국어로 시를 써서 대만에서 시인으로 데뷔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국내 중국문학회 등의 회장을 맡는 등 우리 나라를 대표할 만한 중문학자로 성장하였다. 남이 말한 것을 덩달아 말하고,남이 간 길을 뒤따라가면,창조적(創造的)인 업적(業績)을 내기가 어렵다.

자기만의 독자적인 사고(思考)와 노선(路線)이 있어야 하겠다.“상황을 잘 보아,남이 버리면 자기는 취하고,남이 취하면 자기는 그 것을 주고,다시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화식열전(貨殖列傳)〉에 나오는 말이다.

(* 棄 : 버릴, 기 * 我 : 나, 아 * 取 : 취할, 취)

- 경남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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