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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봉성(百鍊鋒成) - 고전속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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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4분55초의 마라톤 세계기록(世界記錄)을 보유하고 있는 케냐의 폴 터갓 선수가 있다. 흔히 사람들은 생각하기를,그는 태어날 때부터 잘 뛰는 사람으로 마라톤 풀 코스를 아주 수월하게 달리는 줄 여기고 있다. 그가 1990년 처음으로 육상대회에 참가하여 12키로미터 거리를 완주했을 때,너무나 힘이 들어 어지럽고 목에서 피가 나왔을 정도라고 고백한 바 있다.

2002년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마라톤 풀 코스를 가장 많이 뛴 기록은 16회였다. 2003년 들어서 많은 마라톤 동호인(同好人)들 가운데는 비록 시간 기록에는 도전(挑戰) 못할지라도,횟수 기록에는 도전해 보자고 하여 욕심을 낸 사람이 많았다. 그 결과 2004년에는 29회라는 경이적(驚異的)인 기록이 세워지게 되었다. 전국에서 열리는 마라톤 풀 코스에 참가할 수 있는 경우(境遇)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다 참가한 숫자다.

그러나 이 기록은 세운 분은 청년(靑年)이 아니고,바로 고영우라는 66세의 노인이었다. 이 분도 처음 풀 코스를 완주했을 때는 힘이 들어“이러다가 잘못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고 솔직히 말한 적이 있다. 학문(學問)이나 기술(技術)에 있어 어떤 목표(目標)를 이루는데 있어서,타고난 재능(才能)이나 소질(素質)이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결정적으로 성패(成敗)를 좌우하는 것은 본인의 의지(意志)와 노력(努力)에 달려 있다. 아무리 의지를 가져도 실천(實踐)하는 노력이 따르지 않으면,허사(虛事)가 되고 만다.

옛날 시골 성녕간(대장간)에서 쇠로 칼이나 낫 도끼 자귀 등의 연장을 만들어 냈는데,이들 연장의 생명(生命)은 바로 그 날에 있다. 날이 잘 서면서도 쉽게 모자라지지 않아야 한다. 쇠를 불에 벌겋게 달구어 바로 물에 집어넣으면 강해지기는 하는데,금방 부러져 버린다. 반대로 벌겋게 달구어 그냥 식히면 쇠가 물러져서 날이 바로 망가져버린다. 적당(適當)한 온도에서 적당한 시간 동안 담구었다가 두드려야 한다. 달구었다가 물에 담금질하고 두드리는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쇠는 질기고 좋아진다. 그래서 옛날 일본(日本)의 무사(武士)들은 자기 집 뜰에다 성녕간을 설치(設置)해 두고서 검술연마(劍術鍊磨)가 끝나고 나면,저녁 때 자기 손으로 자기 칼을 성녕질했던 것이다. 평생 동안 계속해서 그렇게 하면 아주 좋은 명검(名劍)이 되는 것이다.

흔히 쓰는 체력단련(體力鍛鍊)`이라는 말의 `단련(鍛鍊)`은,본래 `달군 쇠를 두드린다`는 뜻이다. 허약(虛弱)한 체질도 꾸준히 운동(運動)을 하면 건강(健康)한 몸이 될 수 있는 것을,성녕질을 통해 좋은 쇠를 만들어내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백 번 단련하면 칼날이 이루어진다(百鍊鋒成)”는 말은,곧 중단 없이 노력을 계속하면 누구나 자기가 뜻한 바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구절은,중국(中國)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의 시인인 유신(庾信)의 `도명`(刀銘 : 칼에 새긴 교훈)에 나오는 말이다.

(*. 百 : 일백, 백. *. 鍊 : 쇠불릴, 련. *. 鋒 : 칼날, 봉. *. 成 : 이룰, 성)

- 경남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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